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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_이슈

현역 장교가 北 공작원에 군사기밀 유출, 대가는 비트코인

북한 공작원의 지령을 받아 국군 전장망 해킹을 시도하고 군사기밀을 유출한 현역 장교와 민간인이 구속 기소됐습니다.

현역 장교가 간첩 행위를 하다가 적발된 것은 처음입니다.

손목시계형 몰래카메라(왼쪽), 해킹장비 등 주요 증거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와 군사안보지원사령부는 북한 해커 A에게 군사기밀을 유출한 혐의(국가보안법 위반) 등으로 가상화폐거래소 운영자 B(38)씨와 모 부대 소속 C(29)대위를 각각 구속했고, 이들이 28일 기소됐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A의 지령에 따라 올해 1월 시계형 몰래카메라를 사서 C대위에게 택배로 보냈고, 1~3월엔 군사기밀 탐지에 사용되는 USB 형태의 해킹 장비인 포이즌 탭(Poison Tap) 부품을 구입했습니다.
이 부품을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노트북에 연결하면 A가 원격으로 프래그래밍을 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다.

군에 따르면, C대위는 B씨에게 받은 몰래카메라를 군 내부에 반입했고, 지난해 11월 육군 보안수칙 등을 촬영해 A에게 텔레그램으로 전송하는 등 군사기밀을 여러 차례 유출했습니다.

C대위는 특히 A의 주요 타깃이었던 한국군 합동지휘통제체계(KJCCS)의 로그인 자료 등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KJCCS는 합동참모본부가 운영하는 전산 체제로, 전시 및 평시 군사작전 지휘 및 군사기밀 유통에 사용됩니다. 군은 다만 이들이 KJCCS를 해킹하진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B씨와 C대위는 A에게 따로따로 포섭된 뒤 공작에 함께 동원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C대위는 장교로 임관한 이후인 2020년 3월쯤 민간인 대학 동기 소개로 A와 연락하기 시작했습니다.

6년 전 가상화폐 커뮤니티에서 A를 알게 된 B씨는 지난해 7월 '군사기밀 탐지에 필요한 현역장교를 포섭하라'는 지시를 받고 한 달 뒤 C대위에게 '군사기밀을 제공해 주면 가상화폐 등 대가를 지급하겠다'는 텔레그램 메시지를 발송했습니다.

경찰과 군은 20, 30대인 이들이 금전적 이유로 간첩 행위를 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A의 지시를 따른 대가로 B씨는 7억 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C대위는 4,800만 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각각 받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과 군은 지난 2월 첩보를 입수해 공조 수사에 나섰고, 이달 2일 B씨와 C대위를 각각 체포했습니다.

경찰은 두 사람의 진술 내용과 텔레그램 메시지를 토대로 A를 추적했지만 체포하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A의 신원이 명확히 파악되진 않았지만 활동 내용으로 볼 때 북한 공작원이 맞다고 잠정 결론을 내린 상태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북한 공작원의 지령을 받은 민간인과 현역 장교가 공모해 군사기밀 탐지를 시도한 간첩 사건을 적발한 최초의 사례"라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B씨와 C대위 사이에 연결고리 역할을 한 민간인에 대한 추가 수사도 벌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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