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주거 공간에 대한 질적 투자가 늘면서 ‘살면서 올(all)수리’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대출 등 부동산 규제로 이사가 어려워진 반면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입니다.
과거엔 이사가 잦을수록 수리를 많이 한다는 통념이 있었지만 이제는 주택 매매가 감소하는 등 이사 유인이 줄어도 리모델링 건수가 늘어나는 현상이 뚜렷해졌다는 분석입니다.
15일 한샘이 서울 자치구별 리모델링 증가율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전체 리모델링(전체 시공 기준)은 전년 대비 15%가량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총 4만9751건으로 전년(9만3784건)보다 47% 감소한 것과 대조적입니다.
한샘 관계자는 “전체 수리는 번거로워 통상 이사 갈 때 한다”며 “아파트 거래량이 2006년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상황에서 올수리 수요가 늘어난 건 예상치 못했던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전체 수리는 재건축 기대감으로 리모델링 수요가 많고 구매력이 높은 강남 일부 지역만이 아니라 비강남권에서도 대폭 증가했습니다.
리모델링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광진구(73%)였고 서대문구(37%) 동작구(28%)도 높았습니다.
단지별로는 광진구 현대프라임아파트(1997년 준공)가 가장 많았고 구의현대2단지아파트(1996년) 압구정현대아파트(1970년) 대치동한보미도맨션(1983년) 등의 순이었습니다.
전체 리모델링이 확산된 결정적 요인은 ‘아파트 갈아타기’ 포기와 집콕문화 확산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주거공간에 대한 관심은 늘어난 반면 집값 급등과 세금 및 대출 규제로 이사가 여의치 않아지자 리모델링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살면서 리모델링하는 이들이 늘면서 전체 수리 기간 짐을 맡기는 보관이사 업체 등 파생 산업도 인기입니다.
한 보관이사 업체 사장은 “코로나19 이후 보관 문의만 30% 늘었다”며 “대부분 인테리어 리모델링 관련 수요”라고 말했습니다.
공사 기간 호텔 숙박권을 제공하거나 임대 패키지 등을 알선해주는 경우도 생겼습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서 인테리어 업체를 운영하는 이씨는 아예 지난해 5월부터 33m²(약 10평) 독채 원룸을 고객 서비스용으로 얻어 고객들에게 공짜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시공 기간 단축 경쟁도 치열해졌습니다.
인테리어 업계는 통상 99m²(약 30평) 아파트 기준 3∼4주인 공사 기간을 혁신 건자재 사용, 직시공 등으로 절반 이상 단축하고 나섰습니다.
한샘은 최근 전체 시공이 2일 만에 가능한 ‘자녀방 패키지’를 선보였고, 현대리바트는 접착형 벽면 마감재 등을 도입했고 전용 접착제나 몰딩을 활용한 건식 공법으로 하루 만에 주방, 욕실 공사를 끝낼 수 있게 했습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홈스쿨링, 재택근무 활성화로 집이 업무 공간으로도 변했다”며 “집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욕구가 살면서 리모델링하는 문화를 보편화시켰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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