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이후 급등한 국제유가 영향으로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이 ℓ당 1800원 선을 넘어섰습니다.
작년 11월 이후 약 4개월 만으로,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 직전 국내 휘발유 평균 가격도 넘어섰습니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지만 향후 지속적인 상승 전망에 실질적 체감효과는 미미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ℓ당 1819.10원을 기록했으며, 2014년 9월 16일(1815원) 이후 약 7년반 만에 최고치입니다.
제주 지역 휘발유 평균 가격은 ℓ당 1919원을 기록해 이미 1900원 선도 돌파하며 국내에서 가장 비쌌고, 서울이 1892원으로 두번째로 높았습니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시행된 유류세 인하 조치에 따라 9주 연속 하락했다가 올해 초 상승세로 돌아섰습니다.
휘발유 가격은 최근 4주 연속으로 매주 ℓ당 20원 이상 올랐고, 최근 3일 사이에는 하루에 10원 이상씩 오름세가 가팔라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정부가 유류세 인하 조치를 적용했을 당시 1810원(2021년11월11일)을 훌쩍 뛰어넘은 상황입니다.
국내 산업계는 초긴장 상태로, 원유를 비롯한 천연가스·광물·곡물 등 주요 원자재가 일제히 급등하면서 1970년대 ‘오일쇼크(석유 파동)’와 같은 막대한 경제적 충격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산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전쟁이 장기화되는 분위기마저 보이면서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는 양상입니다.
재계 관계자는 "오일쇼크 당시처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급격한 경기 둔화가 함께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올 수 있다는 두려움이 확산되고 있다"며 "가구와 기업이 모두 물가 상승의 큰 충격에 소비를 줄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정부는 유가가 치솟자 다시금 ‘유류세 인하’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기존 20% 인하조치를 오는 7월 말까지 3개월 더 연장하고, 향후 유가 추이에 따라 인하율 확대도 검토할 방침입니다.
추가 인하폭은 법정세율 기준으로 현행법상 허용된 최대치인 30%가 적용될 가능성이 큰데, 최대치인 30% 인하율이 적용된다면 실제 추가 인하액은 휘발유 기준 1ℓ당 82원(탄력세율 기준) 정도로 추산됩니다.
중형 자동차 기준 50ℓ를 주유할 경우 약 4100원의 인하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현행법상 허용된 최대치만큼 인하해도 지금과 같은 유가 오름세가 지속될 경우 실질적 체감효과가 미미하다는 게 문제입니다.
인하율 30%가 사실상 마지막 카드란 점도 정부의 고민거리로, 법정세율 기준으로 30%까지 인하했는데도 유가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이후에는 법안을 개정하는 것 외에는 가능한 정책적 수단이 없는 상황입니다.
물가에 유가까지 계속 오르니 서민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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